[책장] 강연호 시집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 문학세계사 1995년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16. 4. 29. 18:22 도서관환상/문학

강연호 시인의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는 매혹적인 제목에 이끌려 구입..

책구입은 1995년 11월 20일 교보문고 인장이 하단에 찍혀있습니다.

달력을 찾아보니 월요일 이었는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이 날리는 만무....

참으로 다채로운 여러가지 일을 하던때이고 겨울철에는 쉬던때도 많았던 시절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 제목을 가진 시집이 매력적이던 이유는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십대들은 기성세대의 틀속에서 억압을 당한다고 느끼고 있었을 것이고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는 것에도 나름의 길이 있을거란 기대심리가 있을 것입니다. 90년대는 그래도 지금보다는 일자리등 팍팍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던 시절입니다. IMF이전의 20대 그리고 연말이 다가오는 시기였지만 기억으로 이때는 육체적으로는 활력이 넘치긴했어도 일상은 항상 쓸쓸하던 시절입니다.


강연호 시인은 대전 출생으로 고려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시집이 나올무렵에는 고려대 강사로 나오지만 현재는 원광대학교 문예창착과 교수 

1991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1994년 비단길 

1995년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2001년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있다


쓸쓸함에 바탕한 그의 시들은 현재에 대한 되물음이자 아직은 젊은날의 여러가지 가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즉 아직 달관까지 가지 않은 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역으로 그 배면에는 활력이랄수 있는 에너지가 한쪽으로 웅크리고 있습니다. 젊은날의 고뇌를 비껴가는 방법을 길이라는 방향성의 공간에서 되새김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책 상단에 물에 살짝 젖은 자국은 읽으면서 들고 다니다 겨울철이기에 비가 아닌 눈속에 떨어뜨린것으로 기억.. 아니면 다른계절에 살짝 떨어뜨린 것일수도... 

1995년과 96년은 김영삼의 문민정부 시절이었고 전두환 노태우가 전격적으로 구속되어 있던 시기였지만 아직 IMF의 그늘이 덮치지 않던 시절로 노태우가 일찍 터트린 샴페인의 향기가 나돌던 시기.. 대중문화 특히 가요는 세련미가 지금보다 덜하지만 정형성을 덜갖춘 활력과 다채로움으로 절정을 이루던 시기...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칙칙함과 젊은 시절의 활력이 공존하던 암흑기



1995년 초판 발행일은 6월29일 구입한것은 2쇄이고 구입일은 11월 20일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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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 이상화의 맨드레미는 맨드라미가 아닌 민들레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15. 5. 11. 21:25 사람과사람/안산 풍경과 일상

요즘 여기저기서 볼수있는 민들레

하이얀 홀씨들이 붙어있어 금방이라도 날아갈듯한 모습

집앞 성호공원 산책하다 만난 녀석은 깍쟁이처럼 아직 하나도 날려보내지 않았는데..

하지만 때가되면 하나둘 바람타고 날아갈 녀석들

 

 

1926년 저항시인으로 익히 알고있는 세분중에 이육사 윤동주와 더불어 상화(尙火) 이상화 시인이 개벽지에 발표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나오는 맨드레미는 우리가 알고있는 맨드라미를 지칭하는게 아니라 민들레의 경상도 지방의 사투리 아무곳에서나 투박하게 피어나는 민들레의 질긴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 많이 분포된 것은 서양종으로 재래종은 견디지 못하고 깊은 산속에서나 만날수 있다고 합니다. 구분법은 서양민들레는 총포엽이 뒤로 금방 젖혀지는데 재래종은 잘접히지 않고 서양에서도 민들레는 약초이자 식용으로 쓰이고있는데 학명은 Taraxacum platycarpum 우리말로 풀면 약이되는 쓰디쓴 풀로 신경통 통풍 습진 빈혈 소화불량의 치료등에 쓰이고 있고 중국에서는 포공영(蒲公英)이라 부르는데 역시 약용과 식용으로 두루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요법으로 위병과 젖이 나오지 않을때 분비 촉진제로 많이 쓰인다는데 식중독에도 효과가 있기에 민들레 전초를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상화 시인의 시를 다시한번 음미해보겠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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