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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일상에서 만남

'나는 가수다' 김건모를 통해본...

햇살과산책 2011. 3. 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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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아내는 아마 기억으로는 이경규가간다 이후로 거의 안봤다고 할수있는 MBC의 일밤을 보기시작..
물론 이름이바뀐 다른 프로라고 할수 있지만 일밤이라는 제목이 내포하는 일요일일요일밤에를 떠올리게 하는데다 동시간대이고 낯익은 얼굴이라 기억을 더듬어보니 쌀집아저씨란 별명으로 유명한 베테랑 PD까지...

일밤 1회 예고편


나는 가수다 코너가 있는데 무척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면서 TV앞으로 바짝 다가섬..
이전에 본것이 없어 긴장감이나 재미는 아내보다 덜했지만 좋아하는 가수들이 긴장상태로 노래부르고 연령대별로 분포된 500명의 평가단이 심사하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멘트까지 섞이면서 점점 고조감은 높아가는 상태로 마지막 최후의 발표 순간...

윤도현 백지영 이소라 김범수 박정현은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가수이고 군복무시절 철책에서 TV로보던 신인가수의 잠못드는밤비는내리고 이후.. 20대시절인 90년대 최고의 대중적인 인기와 그에 걸맞는 절창을 뿜어대던 김건모까지.. (정엽이란 가수는 누군지 몰랐고...)

개인적으로 출연한 가수중에 좋아하는 가수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별로 주저없이 .. 김건모라  할수있었는데..
결과발표후 재도전을 받아들이는 모습에.. 이건 아닌데.. 속은 쓰려도 쿨하게 거절해야하는 상황인데...
여기서 떨어진다고 그를 노래 못부르는 가수로 생각할 사람은 별로없을 것 같고..
제삼자의 눈으로 보면 자존심에 심각하게 상처 입을만큼이라던가 향후 활동에 지장을 줄 만큼의 충격파는 아닌듯한 상황으로 생각되었는데..받아들임으로서 오히려 자충수가 되는듯한 분위기...그렇다고 연출도 아닌것 같고...
물론 립스틱 퍼포먼스는 그리 호감을 부여하진 못했지만 본인 선택에 의한것이니 결과에 대한 책임도 동시에 본인이 지는것이고.. 장난끼는 무대성격을 비춰보면 자제했어야 했겠지만 그보다는 가진것 혹은 기대치에비해 준비하는 모습이 부족해 보인듯한 인상이었을뿐..조금 지나면 잊혀지는 그런것 아니면 훗날 토크쇼 같은데서 후배들 추켜주면서 웃으며 말할수 있는 지난이야기정도로 매듭지을수 있던 일화였는데..

문제의 배경은 나름대로 자리를잡고 입지를 가진상태의 자기세계를 인정받은 가수들끼리의 경합이고 최종적으로는 자기의 노래를 부르는것도 아닌 상황이었지만 몇주간의 시소를 타듯 평가를 받으며 진행된 와중에 서로가 탈락을 받아들일수도 있는 상태에 대한 부담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한것같았고.. 논란이 많아지게된 결정적인 것은 제작자나 몇몇 소수의 의견이 아닌 500명씩이나 동원된 심사라는 점에 있습니다.

아마 순전히 흥미와 재미위주인 예능이었다면 그럼그렇지 뭐.. 다음에는 더 재미있게 만들어라 그랬을텐데..
이런 틀에서 생각하지 못하게된 것은 프로그램 기획의도처럼 시각적이고 감각위주의 아이돌에 파묻힌 현실에서 가창력 위주의 음악 본래의 모습에 더 가까운것에 대한 그리움이 공중파에서 그것도 황금시간대인 일요일 저녁시간때에 구현되길 바랬던 점.. 출연한 가수들의 면면이 자기세계를 가진 즉 얼굴이 알려진 기성가수들이라 프로들의 세계이기에 질적인 기대감이 높았다는점..이에 더해저 서바이벌 형식(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않는 방식이지만..그리고 결론적으로 어긋난 원칙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을 도입해 긴장감과 목적의식의 밀도가 높을것이라는 가정까지 더해져 시청자에게 몰입감과 흥미를 모두 충족시키려는 의도는 출연한 가수들에게도 더욱 진지하게 경연에 참가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더해져 준비하는 모습이 역력히 나타나기까지했고 공연후 결과발표직후까지는 소기의 성과와 보는 재미까지 모두 충족시켰지만...

이후 전개된 황당한 형태의 룰의 파괴는 감동과 흥미를 사라지게 만들고 아름다웠던 공연마저 무색하게 만드는 씁쓸함을 선사..
가장 걸리는 것은 정해진 룰에따라 진지하게 경청하고 소신과 느낌대로 평가한 500명의 심사단과 시청자를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었다는점..약속이라는것이 허망한 몇가지 상황만으로 손쉽게 파기될수 있다는점..

시청후에 물마시며 정치인들이나 기득권층이 보여주는 공적인 영역에서의 못된 행동들이 떠올라 짜증이 더욱 겹치게 만들었는데(이시간에 잘안보던 TV는 왜 틀었고 간간히보던 1박2일이나 볼걸하는 생각이 들기도...) 연공서열... 낙하산인사... 기본의무 불이행의 특혜...(요즘 읽고있는 로마인 이야기를 보면 더욱 짜증이 나기도.. 희대의 전략가인 한니발과의 포에니 전쟁당시 적과 싸우다 사망한 로마의 집정관- 선출제 지도자.. 현재의 대통령과 비슷 - 은 여러명을 헤아리는데 노블리스오블리제가 발달한 로마의 한단면)

이런 원칙을깨는 모습이 공중파TV에서 만인에게 공개된 상태에서 공개된 약속하에서 수백명의 사람이 약속에 따라 룰대로 결정 되었는데 손바닥 뒤집듯 파기되서 보여진다는것에 대한 짜증감이 더해갑니다. 원칙에 우선하는 사적인 감정이 사적인 관계망속에서는 매우 훌륭한것이 될수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살아가는 아름다움은 대부분 이런 사적인 관계망 속에서 일어난 관습이나 딱딱한 법 그리고 룰에 구속됨없는 감동적이고 훈훈한 마음과 행위들일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적인 영역에서 이런것들이 손쉽게 깨진다면 사소한듯해도 하나하나 사회의 기본적인 신뢰를 흔드는 행위..

최고의 자충수를 둔 제작진과 김건모..
극적인 전개까지는 왔는데 반전을 기대하기엔 관심권 밖으로 향해가는 현재의 모습...
이대로 나아가면 재미와 감동은 고사하고 오히려 프로그램의 존속을 생각해봐야하지 않을 정도의 논란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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