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강연호 시집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 문학세계사 1995년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16.04.29 18:22 도서관환상/문학

강연호 시인의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는 매혹적인 제목에 이끌려 구입..

책구입은 1995년 11월 20일 교보문고 인장이 하단에 찍혀있습니다.

달력을 찾아보니 월요일 이었는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이 날리는 만무....

참으로 다채로운 여러가지 일을 하던때이고 겨울철에는 쉬던때도 많았던 시절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 제목을 가진 시집이 매력적이던 이유는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십대들은 기성세대의 틀속에서 억압을 당한다고 느끼고 있었을 것이고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는 것에도 나름의 길이 있을거란 기대심리가 있을 것입니다. 90년대는 그래도 지금보다는 일자리등 팍팍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던 시절입니다. IMF이전의 20대 그리고 연말이 다가오는 시기였지만 기억으로 이때는 육체적으로는 활력이 넘치긴했어도 일상은 항상 쓸쓸하던 시절입니다.


강연호 시인은 대전 출생으로 고려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시집이 나올무렵에는 고려대 강사로 나오지만 현재는 원광대학교 문예창착과 교수 

1991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1994년 비단길 

1995년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2001년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있다


쓸쓸함에 바탕한 그의 시들은 현재에 대한 되물음이자 아직은 젊은날의 여러가지 가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즉 아직 달관까지 가지 않은 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역으로 그 배면에는 활력이랄수 있는 에너지가 한쪽으로 웅크리고 있습니다. 젊은날의 고뇌를 비껴가는 방법을 길이라는 방향성의 공간에서 되새김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책 상단에 물에 살짝 젖은 자국은 읽으면서 들고 다니다 겨울철이기에 비가 아닌 눈속에 떨어뜨린것으로 기억.. 아니면 다른계절에 살짝 떨어뜨린 것일수도... 

1995년과 96년은 김영삼의 문민정부 시절이었고 전두환 노태우가 전격적으로 구속되어 있던 시기였지만 아직 IMF의 그늘이 덮치지 않던 시절로 노태우가 일찍 터트린 샴페인의 향기가 나돌던 시기.. 대중문화 특히 가요는 세련미가 지금보다 덜하지만 정형성을 덜갖춘 활력과 다채로움으로 절정을 이루던 시기...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칙칙함과 젊은 시절의 활력이 공존하던 암흑기



1995년 초판 발행일은 6월29일 구입한것은 2쇄이고 구입일은 11월 20일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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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시집 감태준 마음의집한채 - 미래사 1991년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16.04.25 21:28 도서관환상/문학

그동안 블로그보다 더욱 방치하던 집에있는 책장을 정리해봅니다. 


우선 만만한(?) 아니 가장 애정넘치고 어려운 시집...  십오년이 넘었음직한 시집을 구입한 마지막 시점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1989년부터 시작한 시집 컬렉션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며 습관처럼 때로는 절박한 젊은날의 치기가 되어 되돌아오던 시절도 훨씬지나 이제는 기억도 희미해지기 시작합니다.


아주 오래전 한동안은 시집을 작가별 출판사별 출간순 등등 여러차례 바꿔배열해봤지만 작가 이름으로 가나다순으로 배열하는게 제일 간편하더군요...



감태준 시인은 개인적으로 많이 어렸던 그당시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시인.. 아무래도 산업화에 떠밀린 도시인의 쓸쓸함을 노래한 그의 시풍때문이었던듯..  아마도 당시로 돌아가보면 산업화와 맞물려 떠오르는 이하석처럼 차갑게 낯설지도 않았고, 황동규처럼 조금은 엄살같은 그러나 결국 낙관적인 면모도 없고, 그렇다고 오규원처럼 세련된 언어유희도 없는.. 


당시에 잘 구입하지 않던 선집을 구입한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감흥이 일지 않았던 것이거나 이미 발간된 시집이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웠거나 둘중하나일텐데..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아마 어떤 의무감으로 읽은듯.. 지금 다시보니 지나친 과장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소시민의 꿋꿋한(?) 생활인으로서의 모습을 견지하려는 무의식적 노력이 지나친 파격의 길로 나아가지 않는 형태를 만들어낸듯.. 아무래도 90년대를 관통하던 이십대 시절에 받아들이기에는 소심하고 순응적으로 보였을것이겠지만 지금 들여다보면 통찰력을 바탕으로한 겸손한 지혜로움이 꿈틀대고 있다고 볼수있습니다. 아마도 그 연원에는 가족이 있었을듯...



미래사에서 나온 한국대표시인 100인 선집



구입한곳을 추적 해보니 수원역앞에 있었던 경기서적   12월 2일로 찍힌것을 봐서는 초판본이지만 1991년 그당시에 구입한것이 아닌듯 기억에 수원역앞 경기서적은 3층까지있었던 꽤 큰규모였는데 조금더 기억을 더듬으면 1994년이나 95년쯤 생겼고 90년대말쯤이었나 2000년도 초반이던가 수원에 갔다가 없어져서 놀라기도 했었는데.. 90년대 중반 살던곳에서 가까워 수원역에서 내려 걸어가던 퇴근길에도 자주가던곳... 아무래도 2-3년후로 추정...  아니면 1991년 12월 이당시는 군대에서 첫휴가 나와 수원에도 갔었으니 아마도 그때 경기서적이 수원역앞에 있었다면 그날 구입한것일수도.. 기억의 한계....


책 펴낸날과 작가 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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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황석영 번역본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11.01.18 17:30 도서관환상/문학
작년 연말에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전략삼국지를 보고 읽고 ..
아직도 보고있는중인 삼국지 DVD를 구입하고...

영상으로 만들어진 삼국지는 소설을 읽을때의 판타지에는 물론 미치지 않지만 나름대로 충실하게 재현을 했습니다. 다만 세부적으로 원작에서 몇가지 빠지거나 생략된 내용이 있고 삼국지 내용을 잘 모른다면 많은 인물이나 이들간의 역학적 관계에 생소하기에 몰입이 방해될수도 있을듯... 아쉬운점 주요인물은 그렇다고해도 자막으로 누구인지 알려주었으면 하는 부분과 생략된 부분에 대한 보충설명을 나레이션이나 삽화로 삽입했으면 좀더 완결성을 갖추지 않았을까 생각됨... 28개의 DVD중 7번째까지 봤는데 1당 3편씩 들어있슴.. 때때로 새벽에 보느라 잠깐 졸면서 보기도.. 책을 읽으면서 보니 헷갈린것 같기도 한데 질리지 않는것이 신기...

도서관에서 빌려다보는중인 황석영 번역본의 삼국지.
2주전 5권을 빌려다 출퇴근시간 짬짬이 1주만에 다읽고 1주일 기다리다 나머지 다섯권을 빌려와 읽는중..
많이 알려진 이문열 번역본이나 그외에 장정일 번역본등도 있는데.. 
2주를 빌려보려다 헛탕치고 그후에 가보니 1권부터 있는것이 마침 황석역 번역본이라 빌려다 읽는중..
다읽으면 역시 1권부터 대출이 가능한 역본부터 다시 읽을작정...

삼국지 세트 - 전10권 - 10점
나관중 지음, 황석영 옮김, 왕훙시 그림/창비(창작과비평사)

블로그의 관련글 - 2010/12/17 - [도서관환상/문학] -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전략 삼국지

원작자체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황석영 번역본은 군더더기없이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라 몰입이 아주 잘되어 읽는 재미가 쏠쏠..
이전에 대하소설은 별로 취미가 없기에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을 안읽은 관계로 황석영의 대표작인 장길산도 안읽어봤지만... 읽었던 기억도 가물가물한 무기의 그늘..  2주마다 가는 도서관 일정에 1주일만에 읽어버린 빌려온 책을 두고 아쉬워 서재를 뒤적거렸더니 황석영의 나남문학선으로 나온 열애라는 단편집이 있어 주말전까지 중간쯤 읽은 지금.. 오래전에 책으로 읽은 기억보다 차화연이 출연했던 TV문학관으로 본것으로 기억하는 삼포가는길이나...유년시절 추억이 나오는 아우를 위하여등등... 아마 20대시절에 황석영의 작품들에 주목하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에는 조금 싱겁게 느껴진 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중년의 나이에 다시 조우하는 문학작품들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황석영의 단편들도 아주 괜찮았지만 삼국지는 특히 그 진폭이 매우 크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영웅들의 매혹의 세계를 넘어선 현실의 냉철함이 그 뒷배경으로 있기 때문은 아닐런지..

7권째를 넘어서는 지금 여몽의 계책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관우와 비통한 유비 그리고 승전하기는 했지만 관우를 죽인 실수를 위나라로 슬쩍 떠넘기는 오의 손권, 관우의 죽음이후 계책을 내놓았던 여몽은 기념 축하연에서 관우의 빙의후 피를 토하고 죽고... 이후 조조도 과거에 극진하게 대접했지만 뿌리쳤던 관우의 수급을 본이후 충격을 받았고 풍을 맞아 머리를 가르고 수술을 해야한다는 명의 화타의 치료권고를 무시하고 죽인후에 역시 죽고... 유비는 비통한 마음에 당장 손권을 치러갈 생각이지만 불리하게 돌아갈 주변 정국때문에 공명의 만류로 참고있는중..

어릴때 읽었던 영웅담이었던 삼국지가 지금 눈앞에서 현실의 절묘한 역학관계를 고려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읽는 시점과 위치에 따라서 다채로운 해석과 새로움을 제공하기때문에 오랫동안 살아남는것으로 생각됩니다. 한동안 삼국지를 끼고 살게될듯... 다음에는 어떤판본을 읽게 될런지... 우선 고우영 선생의 만화를 본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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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야마 미쯔테루의 전략 삼국지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10.12.17 17:46 도서관환상/문학
아무 생각없이 보기 시작해서.. 몇일만에 후다닥 읽게만든 전략 삼국지 60권...
책벌레소리를 듣던 초등학생 시절에 읽던 아동용 요약본을 여러판본을 여러번 읽은것과(친구네 집마다 조금씩 다르게 있는 전집류의 책들을 빌려다 혹은 놀러가서 읽던 기억이 납니다.) KBS의 인형극 정도 나중에 고우영 선생의 만화로 접했던게 전부였던 삼국지는 어릴때는 영웅 위주의 판타지 였습니다. 제갈공명의 천재적 능력 대단한 무용을 지닌 관우와 장비 그리고 덕을 기본으로 하는 리더인 유비.. 읽으면서 떠올랐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에 읽을 당시에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마초와 조자룡..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럭저럭 나름대로 책을 좀 읽어대기는 했지만 왠지 손이가지 않았던 고전소설들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좋아하는 작가였음에도 이문열의 삼국지가 나왔을때도 시큰둥했던 기억이 나네요...

만화 삼국지 세트 - 전30권 - 10점
요코야마 미쯔데루 지음, 이길진 옮김/에이케이(AK)
이전에는 60권짜리로 나오다 현재 30권짜리로 합본된 것이 나왔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삼국지 - 국내에서는 KBS에서 방영된적이 있다고 합니다.


나이들어보니 관계설정과 책략 인간관계... 결국 시간 앞에서는 모두 인간일뿐인 운명적인 부분.. 그리고 그럼에도 자신의 이상과 책임을 향해 나아가는 현실...
 
중간쯤 읽었을때 만화속 인물들의 형상이 어디서 많이 본듯해 기억을 더듬으니 어릴때 보던 요술공주세리...
찾다보니 작화가의 이름은 요코야마 미쯔테루.. 이름은 낯설지만 그의 작품들은 대단한 것들이네요..
철인28호 바벨2세 등등..



고베에 세워진 철인28호 실물 모형



루리웹 마리아칼라스님의글  - [애니] [실망애니] 요코야마 미쓰테루 삼국지 (1991년)

그리고 바로 지난주말 알라딘에서 중국에서 90년대에 만들었다는 삼국지 DVD를 구입..
하나하나씩 시간날때마다 볼예정...
집에 DVD플레이어가 고장났는데 아마 하나하나 컨버팅하는데도 시간 걸릴듯...
PC에서 보면 아무래도 집중감도 떨어지고 화질도 그렇고...쿡TV 단말기 USB에 연결해서...
다큐랑 애니 몇가지 같이 구입했는데 이참에 태블릿을 하나.... 아니면 파일기반 DIVX플레이어를.. 참아야지...


다음주부터는 도서관에서 가능하면 삼국지를 책으로도 빌려다 볼예정..
누구의 판본부터 빌릴수 있을런지...

쿡TV에 찾아보니 유덕화 주연의 조자룡에 관한 영화가 있어 봤는데 지루함....
원작과 다른 허구적인 부분이 많기도 했지만 백만대군 사이를 홀로 휘저어 다니던 영웅의 모습보다 지루한 허무의 기운에 맥빠진 상태로 끝났기 때문인듯... CCTV에서 만든 드라마는 원본을 나름대로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 기대되기도...

당분간 영상과 책자를 번갈아가며 삼국지에 빠져 살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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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09.02.07 02:10 도서관환상/문학
도서관에서 빌려온것은 겉표지가 없고 90년대초반 연예인 사진 오려붙여만든 필통을 쓰던 여동생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여러장의 사진이 제목도없이 붙어있기에 뭔책인가 하고 들춰보다 사진이 볼만한네....
당시에는 지하철에서 책보더라도 달력이나 기타 서점에서 뭔책인지 알아서 감춰주던 표지들이 생각나기도...

한장한장 넘겨가면서 오랫만에 만난 즐거운 여행책....
주로 여행하기 어려운곳.. 어릴때 공상속으로 넘나들던 지구의 오지.. 신학기 책을 받으면 사회과부도부터 열심히 보던 나였지만... 세계지도를 그려가며 어디에 뭐있고 어디에 뭐있고.... 수도이름대기에... 십오소년표류기에 로빈슨 크루소....

이런 비슷한 책을 뭘 읽었더라...오래전에 읽었지만 재미있는 지역을 넘나들던 기자가 쓴책..
당시에는 오리엔탈리즘을 한참 읽던때라 그의 논조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가보고 싶던 중국의 남부지방.. 윈난 부터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지구의 변경지대 - 6점
로버트 케이플런/한국경제신문

하지만 이책은 한술더떠 국민학교 시절의 탐험가들을 불러들일 만큼의 즐거움을 선사한데다 사진의 즐거움까지... 시각과 생각을 충족시켜주는...

마다가스카르(만화속 섬인데)... 부탄(최빈국이지만 국민 행복지수 만땅인 나라).... 알래스카(백야)... 스발바르(스피츠베르겐..아문센 동상이 있는곳 바렌츠의 자취까지.. 북극곰이 사람보다 더 많다는곳)...아이슬란드(어릴때 탐험가책에서 읽었던 까마득하게 잊고있었던 인물.. 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에릭손의 존재를 끄집어 내고..) 시베리아 오지에서 우리랑 똑닮은 옆집 사람들 투바공화국.. 소금호수인 남미의 신비한곳...평생 한번은 가보리라 다짐한 히말라야 그리고 티벳...점점 가라앉는 남태평양 한가운데 투발루 등등등......

아무래도 이책은 나중을 대비하여 간만에 소장목록에 추가하기로....
나는 왜 진작 이렇게 살고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우선 가보고 싶은곳.. 티벳과 이번에 발견한 부탄.... 아이가 얼마나 더커야 같이 갈 수 있을까..
경제적인것은 지금으로선 어림없음.. 우리식구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빚부터 청산해야하지 않을까...

이것저것 따지면 아무것도 못하지...

저자들의 공통점.. 여행가.. 사진.. 기자 혹은 비슷한 성향..

책에 대해 잘 정리된 저자의 글 바로가기

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 - 10점
김지희 외 지음/예담

저자들의 가능한 북마크
http://www.traveldesigner.co.kr/
http://www.travelrain.com/
http://blog.naver.com/sapa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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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그리예의 별세 소식을 듣고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08.02.20 23:10 도서관환상/문학
아득한 옛날이야기 같은 이름을 죽었다는 말과함께 퇴근길의 무가지 신문의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좌충우돌 적당한 자학이 필요하던 이십대 초반 이해못할 말을 지껄이는 어벙벙한 자의식에 한껏 휩싸여있던 시절의 한부분을 장식해주던 기제들중의 하나인 이국적이고 지적인 이야기들중에 하나였던 이름..

서울신문: [부고] ‘누보 로망’의 기수 佛 작가 알랭 로브그리예 사망

알랭 로브그리예.. 잘몰랐었는데 연보를 1922년생 음.. 논리적인 동시에 예술적 기질을 지녔다는 개띠로군...
김치수교수님이 번역한 누보로망을 위하여라는 책을 처음 접한것은 이십대 초반의 철책..
누보로망의 유명한 작가들인 나탈리 샤로트, 마르그리트 뒤라스, 끌로드시몽, 미셀뷔토르, 사무엘 베케트
특이한건 휴가 나올때마다(군생활 내내 9번인가 10번인가 휴가를 나왔으니 꽤나온셈이었는데 이유는 철책에 들어간 이후로 3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나오는 휴가와 정기휴가 포상휴가까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군복무는 30개월...) 이 작가들의 책을 사려고 돌아다녔으나 결국 실패했고.. 그대로 잊혀졌다 몇년 뒤에 헌책방에서 학원사에서 나온 로브그리예의 변태성욕자나 전집본에 끼워진채 팔던 뷔토르의 시간의 사용과 같이 들어있던 어느 시역자같은 책을 구했을때는 아주 기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20세기의 인문학과 예술을 논할때 프랑스를 빼놓는다면 많은부분을 놓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국내에서의 수용은 과장된 측면과 지나치게 호의적인 시선이 곁들여 있었지만.. 더불어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던 허위의식까지....

당시의 개인일기를 들적여 봤습니다.(군대에서 일기 쓴다고 고참에게 면박받으면서도 꿋꿋이 써내려가던... 당시 철책에 있던 60년대에 지어진 막사가 기억납니다. 겨울이면 영하 삼십도를 내려가던곳이라 어린시절 꿈꾸던 아문센의 일화를 떠올리던곳. 남극점을 최초로 정복한 아문센은 체력을 키우기위해 군대에 자원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약한 시력때문에 걱정했는데 건장한 체격만 보고 이룰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심적으로는 반대상황이긴 했었지만...)

1992년.12.10일 새벽 1시 몇분 눈

분명 외관상 적은 것이었다.
그 적은것이 이토록 흥분시키고 일순 모든 것이
증발될때의 쾌감같은 것이라니
분명 인간은 놀라운 존재(과장을 통해 인간은 성숙과 파멸을 맞이할 것이다)

눈이 엄청나게 왔다
지배하던 감수성의 단편이라고 생각하던 이미지들이 종지부 없이 아니 앞뒤없이 써내려간,
현실과의 간극 사이에서 주어를 잃고
그냥, 무작정, 비논리적으로.....

한 2주일동안 책을 꽤 읽었다.
김용옥,푸코,바르트,누보로망,안정효 기타등등
여기에서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아니 그냥 지나쳐가는 것들 이었다면
그 의미는?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현실과 접목시킬 것인가?
인식과 깨달음의 차이에서 2차적으로 연계되는 상징과 흐름의 역동적인 힘들이 뒤섞여 창조하는 것들은..

그 본질의 적절함에도 불구하고 틀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그 존재의 주변부분을 망각 또는 상실의 결과로
예측할 수 없는 세계로 인도한다.

어두운날
그는 터지는, 땅을 향해 터지는
눈송이를 보고

스르르 지나치던
저녁의 지는 해를
돌이켜본다
(어둠의 수혈, 암호처럼 깔리던 눈동자 속의 풍경)

음.. 이렇게 참 진지하게 살던때가 있었군...
중간에 앞뒤없는 이미지란 단어는 누보로망이라는 용어가 가진 의미와 상통하는 면이 있네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신소설이라 이인직이 떠올라 금수회의록을 생각하면 이미지가 매칭되지 않음에 있지만 누보로망의 동의어는 안티로망 즉 반소설이라는 의미입니다.(여기가 한계인듯.. 당시 전방에서 자주보던 까마귀들이 강림했는지 전혀 깜깜...)

몇일전 지하철에서 무가지에 살짝 나왔던 로브그리예라는 이름이 별걸 다 끄집어 내는군요.
아무튼 좋은세상으로 가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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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에르 - 악의꽃 -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07.05.26 04:35 도서관환상/문학
뭐에 홀린듯 빠져들었던 보들레에르 지금생각해보면 약간은 쓴웃음이 나지만 내가 실제로 하지 못하는것을 누군가 대신 채워줬을때.. 20살이라는 감성과 감상의 착종속에서(겉으로 표출되는 형태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감성속에는 분별이 존재합니다. 감상속에는 일회적인 감정의 편린들만 가득할뿐 자기자신의 리듬을 지키지 못하면 과장된 망상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듭니다. 물론 이런 허우적거림이 새로운 성찰을 이끌어낼수 있는 발판은 될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 아주많은 시행착오를 안겨줍니다. 이 시행착오의 견딤을 행하지 못하면 아니간만 못할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증오와 그이면에 숨겨진 아웃사이더의 자기만족에 휩싸여 찌질대던 나날의 교주같은 존재였습니다.

펄펄 끓었다가 싸늘하게 식어대던 당시의 감정을 대변해주던 보들레르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먼 당신이었지만 아주 자주 혼자가되던 시절에 명료하게 깨어있는 자의식이 분열증을 겪고 있다고 착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몇권 분량의 습작들을 진지하고 엄숙하게 태우던 그시절에 책뒷표지에 적혀 살아남은 것을 적어봅니다.

깨져버린 빈민굴에서 흘러나오는
죽어버린 음악은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름모를 황제의 자리를
노리던 악귀는
지쳐버리고 말았다
음울한 도시는 한계를 드러낸듯
냉소를 퍼붓고
시꺼먼 연기는 사라진다
결말 때문에 고심하던
작가는 미쳐버리고
표박한 펜대는 사라지고만다.

이런식으로 한순간에 휘갈기던 대부분은 사라졌지만 이제는 시간이 흘러 아무런 감흥이 나지 않습니다. 쓴지 얼마되지 않았을때는 한참 짜증이 났을테고, 몇년이 흐른후에 우연히 보았을때는 깔깔거리며 웃었을터였지만...
급하게 다다다로 끝나는 성급함이 이시절을 대변해 주는것 같습니다.
하단의 책은 제가 가지고 있는 악의꽃[1988년 자유교양사 김인환역]인데 표지가 똑같습니다. 출판사명이 바뀌었네요. 거의 절판된듯합니다.

악의 꽃
보들레에르/민족문화사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보들레르의 국내 연구서로는 김붕구선생님의 보들레에르[1977년 초판 문학과지성사]가 제일 두꺼운 동시에 가장 정열적으로 저술한 연구서입니다. 책표지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네요..


보들레에르
김붕구 지음/문학과지성사

그외에 지금은 없어진듯한 탐구당에서 출간된 김붕구선생님의 번역본이 있습니다.

시쓰던 친구와 금기의 대상을 이야기하듯 보들레에르의 이름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진지하고 순진했던 시절, 퇴폐적인척 예술지상주의자인척 반항적인척 하지만 이와 유사한 형태의 치기는 젊음의 특권일수 있습니다. 단지 주의점은 장시간 지속되면 자신의 삶과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들도 모두 잃습니다.
아주 박식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 현대편[1974년 초판 창작과비평사]말을 되받으면 상징주의와 관련된 일군의 시인들의 일생은 드라마틱할정도로 불행한 결말로 끝났습니다.
예술작품은 남는다구요? 그부분은 각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
아르놀트 하우저 지음, 백낙청 외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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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아슨 매컬러즈 -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Posted by 하루하루 추억보관소
2007.05.23 16:15 도서관환상/문학
독서를 어느정도 공을들여 하시는 분이라면 하나의 원형처럼 존재하는 작가나 작품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게는 원형처럼 존재하는 작가중에 한명입니다.
고등학교시절 삼성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에서 만난 카아슨 매켈러즈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1984년 초판 삼성출판사 세계문학전집 보유본 1986년 12판]은 오랫동안 연례행사처럼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일종의 성장소설이기도한 이책은 중학생때 삼중당 문고본으로 읽은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과 더불어 사춘기 시절에 영화로 만드는 공상을 하곤 했었습니다. 실제로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는데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구할길이 없습니다.

카아슨 매켈러즈는 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하려고 뉴욕에 도착한후에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잃어버리고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다 작가가 되었습니다. 책에 묘사된것을 보면 밤중에 남의집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를 들으려 어른들 몰래 외출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카아슨 매켈러즈의 소설을 이해할때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가 이 음악의 선율과 관련된 것입니다.
말년에는 관절염으로 반신불수 상태의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저술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카슨 매컬러스 지음, 공경희 옮김/문학세계사


1940년대 20대 중반에 문단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데렐라였던 그녀는 미국의 기적이라는 앙드레말로의 극찬(?)을 듣기도 했습니다. 배경지는 거의 미국 남부지방의 한적한 소읍이고 작가의 여러곳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벙어리거나 성불구자 주정뱅이 노동운동가 꼽추등이 나오고 대부분이 정신적인 소외감에 시달리는 유형들입니다. 이들이 추구하는 사랑의 대상은 서로 어긋나 있습니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에 나오는 벙어리 싱어는 아주 단정하고 예의바른 성격인데 벙어리라는 신비감으로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차마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말들을 아주 진지한 눈빛으로 들어줍니다. 모두들 호감을 가지고 대하는 싱어는 항상 붙어다니는 벙어리 친구에게 다가가 있습니다. 이친구는 욕심이 많고 사고뭉치에다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친구의 부재는 그에게 커다란 충격이었고 이미 마을의 유명인사가 되어있던 싱어는 뜻밖의 결론을 내립니다.

대부분이 그로테스크한 관계의 설정입니다. 그로테스크의 대략적인 의미는 객화시켜보면 아주 비극적인 상황인데 다른한편으로는 희극적으로 보이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질적인 것들의 조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카아슨 매켈러즈의 다른 소설은 '슬픈카페의노래/바늘없는 시계'[1992년 초판 깊이와넖이 알라딘검색에서는 절판으로 나옵니다.] '쟈스민 결혼식에 가다'[1985년 초판 고려원 알라딘에 책정보가 없습니다]가 있습니다.



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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