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햇살과산책

보들레에르 - 악의꽃 - 본문

도서관환상/문학

보들레에르 - 악의꽃 -

햇살과산책 2007. 5. 26. 04:35
반응형
뭐에 홀린듯 빠져들었던 보들레에르 지금생각해보면 약간은 쓴웃음이 나지만 내가 실제로 하지 못하는것을 누군가 대신 채워줬을때.. 20살이라는 감성과 감상의 착종속에서(겉으로 표출되는 형태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감성속에는 분별이 존재합니다. 감상속에는 일회적인 감정의 편린들만 가득할뿐 자기자신의 리듬을 지키지 못하면 과장된 망상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듭니다. 물론 이런 허우적거림이 새로운 성찰을 이끌어낼수 있는 발판은 될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 아주많은 시행착오를 안겨줍니다. 이 시행착오의 견딤을 행하지 못하면 아니간만 못할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증오와 그이면에 숨겨진 아웃사이더의 자기만족에 휩싸여 찌질대던 나날의 교주같은 존재였습니다.

펄펄 끓었다가 싸늘하게 식어대던 당시의 감정을 대변해주던 보들레르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먼 당신이었지만 아주 자주 혼자가되던 시절에 명료하게 깨어있는 자의식이 분열증을 겪고 있다고 착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몇권 분량의 습작들을 진지하고 엄숙하게 태우던 그시절에 책뒷표지에 적혀 살아남은 것을 적어봅니다.

깨져버린 빈민굴에서 흘러나오는
죽어버린 음악은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름모를 황제의 자리를
노리던 악귀는
지쳐버리고 말았다
음울한 도시는 한계를 드러낸듯
냉소를 퍼붓고
시꺼먼 연기는 사라진다
결말 때문에 고심하던
작가는 미쳐버리고
표박한 펜대는 사라지고만다.

이런식으로 한순간에 휘갈기던 대부분은 사라졌지만 이제는 시간이 흘러 아무런 감흥이 나지 않습니다. 쓴지 얼마되지 않았을때는 한참 짜증이 났을테고, 몇년이 흐른후에 우연히 보았을때는 깔깔거리며 웃었을터였지만...
급하게 다다다로 끝나는 성급함이 이시절을 대변해 주는것 같습니다.
하단의 책은 제가 가지고 있는 악의꽃[1988년 자유교양사 김인환역]인데 표지가 똑같습니다. 출판사명이 바뀌었네요. 거의 절판된듯합니다.

악의 꽃
보들레에르/민족문화사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보들레르의 국내 연구서로는 김붕구선생님의 보들레에르[1977년 초판 문학과지성사]가 제일 두꺼운 동시에 가장 정열적으로 저술한 연구서입니다. 책표지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네요..


보들레에르
김붕구 지음/문학과지성사

그외에 지금은 없어진듯한 탐구당에서 출간된 김붕구선생님의 번역본이 있습니다.

시쓰던 친구와 금기의 대상을 이야기하듯 보들레에르의 이름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진지하고 순진했던 시절, 퇴폐적인척 예술지상주의자인척 반항적인척 하지만 이와 유사한 형태의 치기는 젊음의 특권일수 있습니다. 단지 주의점은 장시간 지속되면 자신의 삶과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들도 모두 잃습니다.
아주 박식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 현대편[1974년 초판 창작과비평사]말을 되받으면 상징주의와 관련된 일군의 시인들의 일생은 드라마틱할정도로 불행한 결말로 끝났습니다.
예술작품은 남는다구요? 그부분은 각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
아르놀트 하우저 지음, 백낙청 외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