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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일상에서 만남

유기농 감귤과 그림

햇살과산책 2008. 1. 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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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작년에 꿈에 그리던 그림 전시회를 했습니다.
공식적인 화가의 직함이나 미대를 나온것은 아니지만(이 이면에는 아주 사연이 많습니다. 어릴때부터 그림을 그려왔고 고등학생 시절까지도 미술 선생님의 인정속에서 미술부에 있으면서 입시준비까지 했었지만 집안의 극심한 반대로 꿈을 접었다고 합니다. 20대 시절에는 상당한 연봉을 주는 회사에 다녔었지만 한번더 미대진학을 준비하다 역시 집안의 극심한 반대로...) 이번 전시회는 2번째라고 했습니다. 20대 시절에 문화센터에서 한번 했었다고 합니다. 이무렵에는 사보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었다고 하던데, 그 그림은 한국은행의 은행장분이 가져가고 싶다고 해서 주었다고 했습니다.(지금은 매우 아까워하고 있습니다. 그시절에는 너무 어려서 누군가 자길 인정해주고 칭찬받는게 좋아서 그냥 주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그림이 자식처럼 느껴진다며 잘있는지 보고 싶다고 합니다.)

전시회를 주도하는 곳은 동사무소의 주민자치센터인데 저는 솔직히 속으로 그냥 시간많은 아주머니들 노닥거리는 장소정도로 생각했지만 전시회를 보니 웬걸 물론 입문과정인 분들도 있었지만 실제로 전시회에 출품하신 분들은 일이년 장난삼아 혹은 그냥 폼나는 취미삼아 그린 솜씨는 아니더군요. 대부분이 50대를 넘어가시는 분들인데 어릴때부터 꼭꼭 감추어두었던 열정을 발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도했던 선생님 왈 절대 그림 공짜로 주지 마세요.. 이유는 그냥 주면 자식같은 작품들을 받은 사람들은 별것아니라는 관념이 생겨 이사갈때나 귀찮아지면 그냥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면서.... 이부분은 재미있는게 예전에 일본어 동시통역 하시는분의 이야기와 너무도 흡사해서 웃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학을 빨리배우냐고 하니.. 수강료 가장 비싼곳을 다니라고.. 그래야 돈아까와서 정신차리고 공부한다던 이야기를 했던적이 있었습니다.(매우 현실적이고 한편으로 씁쓸하지만 우리사회의 단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귀찮고 싫증나고 금전적으로 투자하지 않았다고 쉽게 내버리는거나 포기하는 것...) 아내는 이말을 크게 공감했는지...  하단의 그림은 이번 전시회와는 상관이 없었던.. 그러니까 우리 아이 뱃속에 있을때 그린 수채화입니다. 사진이 촬영하기 힘든 구조여서 엉망이지만 실물은 색감이 훨씬 살아나고 간결한 한순간의 터치로 인해 아주 상큼한 느낌이 나타나는 그림입니다. 호시탐탐 처형이나 주변에서 지인들이 슬며시 달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절대로 안된다며 버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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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그림에 대한 욕구는 본래부터 강했었지만 육아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집에서 아이 잠들었을때 장난삼아 이것저것 그리기 시작하더군요. 아이가 중독성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자주 봤었던 토토로... 캐릭터를 그린 티셔츠는 셋이서 같이 입고다니기로 했었는데 한번인가 두번정도 그랬던것 같습니다.

아래의 뚱뗑고양이는 예전에 집에서 맨날 입고 있기에 닮았다고 그랬더니 바로 그림과 같은 앞발로 파파팍... 그후로 한동안은 인테리어를 한다면서 동네를 휘젓고 다니면서 사과박스를 끄집어내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재작년 말부터 작년초였는데..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부터 이곳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그림들은 팬시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기지만 원래 이런 그림은 제가 권했던 것이고 실제로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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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임신했을때 집에서 멍하니 있길래 동화그림 같은 것을 권했었는데 그다지 반응이 시큰둥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스펜스풍의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기도 했었는데...

스펜스 웹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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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스의 그림들은 부부가 같이 좋아해서 신혼초에는 그림파일을 다운받아서 고급 사진용지에 프린트해서 액자까지 만들어서 걸어놨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녀의 그림에 많이나오는 정감어린 강아지,기린,자동차,자전거등의 형상화에 미소를 머금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스펜스의 그림들을 보실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화가들의 그림을 보다보면 아기자기한 면모보다 굵직한 선을 지니신 분들을 많이 볼수있었습니다. 전문적인 식견이 딸려 정확하게 꼬집어내기 어렵지만 아마도 호방한 성품의 그림을 선호하는 우리네 성격과 닿아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에 전시회에 나온 그림들은 아주 오랫만에 캔버스에 그려본 유화인데다 수강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작품수가 딸려 내볼까말까 망설이기 까지 했었습니다. 아내는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그림을 싫어하는데 이유는 습작시절에 너무많이 그려봤고 자신한테는 의미도 없다면서.... 그림 한점 (가을빗속에서 나뭇잎으로 가리고 뛰어가는 형상) 아이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한준이네 집으로 갈예정이고 초대라는 제목의 그림은 올해 학교에 들어가는 바다가 너무 좋아해서 예상에도 없이 가져갔습니다. 이그림은 눈사람을 그려놓고 집안으로 초대하는 모양의 그림이었는데 그릴때는 무슨 크리스마스카드냐 그랬는데.. 아내는 아이들은 분명히 좋아할거라고 했었습니다. 그후에 바다네 엄마는 제주도가 고향인데 유기농귤을 보내왔습니다. 귤 크기가 들쑥날쑥에다 이전에 시판되는 반짝거리는 귤은 화학성분물질로 닦아낸다는 이야기를 들었던적이 있었는데 이녀석은 어릴때먹던 귤처럼 거칠거칠하더군요.. 바다엄마 말로는 껍질채 그냥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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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그린 그림은 오랫만에 그린것이라 본인은 불만족이긴 하지만 새로이 이전의 감각들을 되찾는 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블로그 구축중인 아내의 그림은 만들어지면(이전에 말씀드린데로..몇일 시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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