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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년전 육아일기 양아록 -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본문

도서관환상/인물

450년전 육아일기 양아록 -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햇살과산책 2009. 1. 1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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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년전 조선시대 유배지에서 손자를 키우면서 느낀 일상을 기록한 것...

이 육아일기를 작성한 사람은 이문건으로 당시의 혼탁한 정쟁에 연루되어 유배생활로 인생의 많은 부분을 살았으며 문장과 글씨에 깊은 조예를 가져 당대의 학자들인 이황 이이 조식 송시열등과 교류를 가지기도... 이문건의 조상중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은 이조년으로 어릴때 국어책에서 뵈었던 분.. 한번 외워볼까...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만은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이뤄하노라

책 말미에 나온내용.. 이조년과 형인 이억년은 길을가다 금덩이 두개를 주워 한개씩 나눠가졌는데 강을 건너다 이조년은 금덩이를 강에 던지고 이유를 말하길 금덩이가 없었을때 우애가 좋았다고 여겼는데 금덩이를 나눠 가진뒤에는 자기가 가진것이 형의것보다 작다는 생각.. 형이 없었다면 자기가 다 가졌을거라는등등 여러가지 나쁜생각에 버린다고.. 이에 형도 동생이 말이 맞다며 금덩이를 내던지고 이곳 공암나루(현재의 강서구 가양동)은 투금탄 혹은 투금포라 불리기도..

박복하다는 의미로 손이 귀한 집안.. 5명의 자식을 보낸후에 태어난 아들은 노력에도 불구 허약체질...
당시의 대를 잇는다는 의미의 남아선호시대에 비실비실한 아들은 그래도 두명의 딸 이후에 아들을 낳았는데 당시 풍토에서 이문건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가기도..
그후 손자 숙길이 7살무렵 아들은 죽었고 손자를 키우게된 식구들 특히 할아버지의 마음은 온통 어린 손자에게만 쏠려있었을터... 더구나 유배생활의 시간적 여유로움(?)과 몰락한 가문을 다시 세우고픈 심리가 뭉쳐진 상태로 꼼꼼하게 기록된 손자에대한 애틋한 마음...

어릴때는 아픈것으로 커가면서는 공부는 하지않고 놀기만하며 말을 안듣고 속을 썩이는 손자를 보면서
자신의 아들을 키울때 너무 엄하게 대한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사람구실하게 만든다고 나름대로 혼내기도..
손자는 커가며 요즘식으로 말하면 사춘기시절 음주문제로 속을 썩이기도(할아버지를 실망시키기도..)

손자가 17세가 될때까지 돌보다 할아버지는 아내가 죽은후 뒤따라 죽음..
죽기전에 이 육아일기인 양아록을 손자에게 넘겨주었고..

훗날 손자인 수봉(이름이 몇차례 바뀌었음.. 당시에 점쟁이를 말을 듣고 개명하는 일은 생각보다 꽤 많았던듯..)은 임진왜란 당시에 의병장이 되는등 의로운 일을 했지만 단명했고.. 할아버지의 소원이었던 학문을 세우는 일과 당시의 출세길인 과거에 급제하는 것과는 먼 일생을 살기도... 그래도 할아버지가 생전에 풍수지리등 여러가지를 두루두루 따져 세워두었던 괴산집에서 대를이었다는 이야기...

애틋함과 훈육의 시선이 교차하는 감정상태를 솔직하게 기록한 양아록...
이문건은 33년간 기록한 묵재일기중 남아있는 17년간의 기록중에 최초의 한글소설이었던 허균의 홍길동전보다 100년이 앞선 채수의 설공찬전 필사본이 남아있어 기록을 바꾸기도..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 6점
김찬웅 엮음/글항아리


개인적으로는 우리아이가 태어나기전부터 막 태어났을때 그리고 현재까지 간간히(한달에 테잎한개분량 대략60분정도) 영상으로 기록해 놓았는데 나중에 아이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하루하루가 다르더니 지금은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거부하기도.. 이전에 다른분들의 육아 영상 작업을 한것을 기초해보면 보통 초등학교 들어가면 아주 뜸해지고 초등학교 졸업이후에는 졸업식 정도 빼고는 거의 촬영이 없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영상으로 아이들을 촬영하는 분은 90%가 아빠..
엄마는 부지런한 분들은 갓난아이때나 아주조금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들 뒷바라지하기도 벅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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