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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모정과 냉정한 현실 본문

사람과사람/일상에서 만남

고양이의 모정과 냉정한 현실

햇살과산책 2008. 10. 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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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
사무실 창고 으슥한곳 한구석에 정체불명의 고양이가 새끼를 낳은채로 사라졌고...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것을 비정한 어미가 버린줄알았는데... 같이 일하던 분은 어미된 마음을 아는지라.. 측은한 마음이 들었던지 출입문쪽 남은 박스 한구석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혹시 사람이 있어 숨어있나 싶기도해 고양이 먹이까지 사다가 옆에 놓아두고 갔습니다.

다음날 웬걸...
새끼들이 사라져 혹시나 하고 찾아 봤더니 원래자리로 돌아가 있었고.. 낮에는 어미가 안되겠던지.. 사나운 표정으로 하지만 애원의 눈빛도 함께 담아 새끼들 옆에 있었습니다.. 고양이 먹이를 옆에 놓고서 다시 박스안으로 옮겨보았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새끼 고양이들...



그자리가 조금 지저분한지라 퇴근무렵 다시 옮겨놓았건만..
왔다갔다 그러다 포기.. 몇일후 그사이에 추석연휴가 다가왔고 .. 고양이 먹이를 잔뜩 놓은채..


연휴가 지나고 살펴보니... 감쪽같이 사라진 어미와 막눈을 뜬 새끼 고양이들..
사무실에선 온갖 추측과 서운함이 교차하던차에...
고양이는 은혜를 모른다른둥.. 어쩔수 없다는 둥..

다시 몇일후 비웃기라도하듯 진한 고양이의 배설물 냄새가 몇일동안 진동하기에.. 구석구석 찾아봤더니 창고의 다른곳으로 옮겨진 고양이 가족.. 일단 문제가 되었던 것은 창고안의 물건들이 손상을 입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던차에...

수소문끝에 이 고양이의 원래 집인 동네 미용실을 알게 되었고 어미 고양이의 이름은 둘째...
한배에서난 첫째가 있는데 미용사의 말로는 첫째의 텃세가 심해 눈을피해 다른곳에서 새끼를 낳았을 것이라며.. 함박 웃음을 지으면서 새끼들을 데리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때가 토요일..



사단은 월요일날....
둘째가 이곳 창고에 와서 구슬프게 울면서 애원하는 눈빛으로 배회하기 시작하면서...
아니나 다를까 미용사의 말로는 주말사이에 첫째가 데리고 간것 같다면서 당혹스런 눈빛을 보였다던데..





삼사일동안 둘째의 배회는 시작되었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고양이 먹이를 주던분을 한참동안 쳐다보다..
그후로는 보이지 않았고 하수구 배수관에서 죽어있는 새끼 한마리를 봤다는 미용사의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진한 아쉬움에 사무실에선 고양이의 모정을 이야기하다..(어떤분은 젖이 가득차서 울부짖는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별로...) 첫째의 비정함을 이야기하다.. 미용실측의 안이함을 이야기해보다... 불쌍한 새끼들과 둘째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이야기하다....

다시 일상속에서 차츰 잊혀져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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