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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 이상화의 맨드레미는 맨드라미가 아닌 민들레 본문

산책과 여행/안산 풍경과 일상

민들레 - 이상화의 맨드레미는 맨드라미가 아닌 민들레

햇살과산책 2015. 5. 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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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기저기서 볼수있는 민들레

하이얀 홀씨들이 붙어있어 금방이라도 날아갈듯한 모습

집앞 성호공원 산책하다 만난 녀석은 깍쟁이처럼 아직 하나도 날려보내지 않았는데..

하지만 때가되면 하나둘 바람타고 날아갈 녀석들

 

 

1926년 저항시인으로 익히 알고있는 세분중에 이육사 윤동주와 더불어 상화(尙火) 이상화 시인이 개벽지에 발표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나오는 맨드레미는 우리가 알고있는 맨드라미를 지칭하는게 아니라 민들레의 경상도 지방의 사투리 아무곳에서나 투박하게 피어나는 민들레의 질긴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 많이 분포된 것은 서양종으로 재래종은 견디지 못하고 깊은 산속에서나 만날수 있다고 합니다. 구분법은 서양민들레는 총포엽이 뒤로 금방 젖혀지는데 재래종은 잘접히지 않고 서양에서도 민들레는 약초이자 식용으로 쓰이고있는데 학명은 Taraxacum platycarpum 우리말로 풀면 약이되는 쓰디쓴 풀로 신경통 통풍 습진 빈혈 소화불량의 치료등에 쓰이고 있고 중국에서는 포공영(蒲公英)이라 부르는데 역시 약용과 식용으로 두루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요법으로 위병과 젖이 나오지 않을때 분비 촉진제로 많이 쓰인다는데 식중독에도 효과가 있기에 민들레 전초를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상화 시인의 시를 다시한번 음미해보겠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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